기업의 관심을 끌어들여야 스포츠도 발전할 수 있다 [김세훈의 스포츠IN]

기업의 관심을 끌어들여야 스포츠도 발전할 수 있다 [김세훈의 스포츠IN]

기사입력 2020.11.22. 오후 01:49 최종수정 2020.11.22. 오후 02:51
[스포츠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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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대한양궁협회를 이끌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35억8900만원을 지원했다. 협회 전체 찬조금 중 41%다. 3년 동안 현대차가 지원한 금액은 108억원이다. 덕분에 한국양궁은 세계 최고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다. 양궁협회는 내분이 없는 대표적인 경기 단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SK그룹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대한핸드볼협회를 지원한다. 3년 동안 195억원을 찬조했다. 비인기 종목인 핸드볼은 SK 지원 덕분에 올림픽에 꾸준히 출전하고 있다. 핸드볼협회는 국제핸드볼연맹(IHF)이 인정하는 세계 정상급 핸드볼아카데미도 설립했다. 국제교육 및 교류의 중심축이다.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

■대한아이스하키협회는 한라그룹의 전폭적 지원을 받았다. 정몽원 회장은 1994년 안양 한라 아이스하키단을 창단한 뒤 숱한 경영난 속에서도 팀을 지켰다. 정 회장은 2013년 협회장을 맡아 2018 평창올림픽을 잘 치러냈고 내년 1월 물러난다. 정 회장만큼 투자할 후임자를 찾는 건 쉽지 않다.

■대한펜싱협회는 SK텔레콤이, 대한스키협회는 롯데건설이 각각 지원하고 있다. 3년간 이들이 낸 찬조금은 62억1700만원(펜싱), 60억3500만원(스키)이다. 대한근대5종연맹은 한국토지주택공사가 회장사다. 탁구, 사격, 체조, 자전거, 철인3종 등도 대기업 회장 또는 전현직 대기업 고위층이 회장이다.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 연합뉴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HDC현대산업개발 회장)과 최태원 대한핸드볼협회장은 3선에 도전한다. 원래는 연임밖에 할 수 없지만, 대한체육회는 큰 공로를 세운 회장에 한해 3선에 나설 수 있다는 예외 조항을 인정했다.


BBQ그룹 윤홍근 회장

■치킨 프랜차이즈 BBQ그룹 윤홍근 회장은 최근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에 당선됐다. 빙상연맹은 1997년부터 삼성그룹 후원을 받았고 삼성 출신 인사가 회장을 맡아왔다. 2018 평창올림픽 이후 관리단체로 지정된 뒤 삼성이 지원을 중단했고 그걸 BBQ가 맡게 됐다.

스포츠가 발전하려면 자금이 필요하다. 프로 종목인 경우 주요 수익원은 입장 수입, 중계권, 광고후원비, 상품판매수익 등이다. 최근에는 스포츠 베팅이 활성화하면서 베팅수입 비중도 크게 늘었다. 반면 아마 종목은 자금 마련이 쉽지 않다. 정부지원금, 지방자치단체 교부금, 기업후원금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대회 출전비도 있지만 금액이 너무 적다. 우리나라 동호인들은 대회에 출전하거나 운동하는 데 돈을 내지 않으려는 경향이 짙다. 선수등록비 등 연간 회비 개념으로 소액을 내는 것도 불편해하는 동호인들이 많다.

사용자들로부터 자금을 마련하기 힘든 상황 속에서 큰 도움이 되는 것은 역시 기업 지원이다. 든든한 회장사가 생기면 경기 단체가 활발하게 움직일 수 있다. 기업 규모가 클수록 지원액도 크다. 물론 간섭이 어느 정도는 있지만 그건 돈을 내는 사람이라면 비중 있게 행사할 수 있는 권리라고 보는 게 맞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이 대한체육회로부터 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대기업 임원이 단체장으로 있는 대한체육회 산하 14개 경기단체 중 5곳이 전체 운영자금 중 회장사 찬조금 비율이 30∼40% 안팎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찬조금 비중이 너무 높은 것은 개선할 필요가 있지만 그렇다고 기업 후원 없이 단체를 운영할 수 있는 뾰족한 방법도 없다. 설사 기업 후원 없이 단체 종목을 운영할 수 있다고 해도 자금, 인력이 풍부한 기업이 경기 단체에 손을 떼는 것은 득보다는 실이 크다.

스포츠가 발전하려면 사람, 시설, 프로그램, 자금이 있어야 한다. 돈 없이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 관건은 기업이 기업경영철학에 맡는 종목을 선택하고 경기단체도 대기업 눈높이에 맞는 종목을 운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가 융통성을 갖고 기업과 경기 단체 간 협업을 돕는 것도 필요하다.

주인과 대리인 간 문제(Principal agent problem)라는 개념이 있다. 주인으로부터 권리를 위임받은 대리인이 자기 이익만 위해 자의적으로 일을 처리할 때 생기는 문제다. 주인은 대리인을 너무 믿거나, 돈만 주면 된다는 이유로 업무를 방관해서는 안 된다. 대리인도 주인이 실정을 잘 모른다고 자의적으로 일을 처리하면서 다른 수익 창출에 게을리하면 안 된다. 주인과 대리인이 추구하는 목표가 같아야 함은 물론이다. 기업과 경기단체, 정부 등 3자가 상생, 공존할 수 있는 좋은 모델들이 꾸준히 나오기를 바란다.

김세훈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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