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MLB] 7년 계약 끝난 다나카는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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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나카 마사히로(31)와 뉴욕 양키스의 7년 계약이 종료됐다.

2014년 양키스는 참가비 2000만 달러를 내고 다나카 포스팅에 뛰어 들었다. 그리고 다나카와 7년 계약을 맺는 데 합의했다. 양키스는 LA 비벌리힐스에서 회동한 다나카에게 정성들여 제작한 프리젠테이션을 선보였다(하지만 오타니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단독 입찰이 경쟁 입찰로 바뀐 덕분에 다나카는 마츠자카 다이스케(6년 5200만)와 다르빗슈 유(6년 5600만)의 두 배가 넘는 1억5500만 달러의 돈벼락을 맞았다. 아시아 선수 최고의 계약이었다(2014년 추신수-텍사스 7년 1억3000만, 2018년 다르빗슈-컵스 6년 1억2600만).

요미우리 자이언츠가 압도적인 인기를 자랑하는 일본의 야구 팬들은 다나카가 '미국의 요미우리'라 할 수 있는 양키스의 유니폼을 입는 것에 크게 고무됐다. 그리고 2013년 라쿠텐 골든이글스의 '헹가레 투수'였던 다나카가 양키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어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그러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다나카는 양키스의 확고부동한 에이스가 되지 못했다.

계약 기간 7년 동안 다나카는 레퍼런스 승리기여도(bWAR) 17.6(같은 기간 메이저리그 24위)과 팬그래프 승리기여도(fWAR) 18.9를 기록했다(같은 기간 메이저리그 20위). 마츠자카보다는 훨씬 좋았지만 다르빗슈에 비하면 부족하다.

승리기여도 비교

bWAR 17.6 / fWAR 18.9 - 다나카(7년)
bWAR 19.2 / fWAR 19.3 - 다르빗슈(6년)
bWAR 9.1 / fWAR 7.8 - 마츠자카(6년)

하지만 다나카에게는 포스트시즌이라는 필살기가 있었다. 매년 월드시리즈 우승을 목표로 하는 양키스는 가을 에이스가 필요한 팀이다.

포스트시즌 첫 선발 7경기에서 모두 2실점 이하를 기록한 역대 최초의 투수가 된 다나카는 지난해 ALCS 4차전에서 조지 스프링어에게 스리런홈런을 맞음으로써 그 기록이 중단됐다(5이닝 4실점 3자책 패전). 하지만 지난해까지 포스트시즌 8경기에서 기록한 통산 평균자책점 1.76은 1912년 이후 8경기 이상 선발로 나선 투수 중 스티븐 스트라스버그(9경기 6승2패 1.46)와 조지 언쇼(1929~1931년 8경기 4승3패 1.58)에 이은 메이저리그 3위에 해당됐다.

그러나 다나카의 포스트시즌 명성은 올 가을을 끝으로 금이 갔다. 다나카는 게릿 콜(7이닝 13K 2실점)에 이어 등판한 와일드카드시리즈 2차전에서 4이닝 5피안타 6실점에 그침으로써 8경기 연속 4피안타 이하 경기가 중단됐다. 0-4로 시작한 양키스는 4시간50분이 걸린 혈투 끝에 클리블랜드를 10-9로 꺾었다.

역시 게릿 콜이 좋은 스타트(6이닝 8K 3실점)를 끊어준 디비전시리즈에서 애런 분 감독은 다나카를 2차전이 아닌 3차전에 배정했다. 다나카는 보스턴전(통산 22경기 5.70)에 비하면 탬파베이를 상대로는 훨씬 잘 던진 경력을 가지고 있었다(통산 21경기 3.31).

5경기가 휴식일 없이 진행되는 만큼 1차전 콜과 3차전 다나카 사이에 불펜을 총동원하는 2차전을 만든다는 게 분 감독의 계획이었다(실제로 분 감독은 2차전 선발 데이비 가르시아를 오프너로 썼다). 콜이 1차전, 다나카가 3차전을 잡아준다면 불펜으로 승부를 보는 2,4차전 중 한 경기 만 승리하더라도 시리즈를 이길 수 있다는 게 양키스의 생각이었다.

분 감독은 다나카에게 개리 산체스가 아닌 카일 히가시오카를 붙여줬다. 다나카에게는 상당히 큰 선물이었다. 그러나 1차전을 승리한 콜과 달리 다나카가 3차전에서 4이닝 8피안타 5실점 패전을 안음으로써 분 감독의 계획은 어그러졌다.

포스트시즌 첫 7경기 성적이 5승2패 1.32(피안타율 0.151)였던 다나카는 결국 최근 세 경기에서 2패 9.69(13이닝 14자책)에 그침으로써 가을 에이스의 지위를 잃게 됐다.

정규시즌은 크게 나쁘지 않았다. 서머 캠프에서 지안카를로 스탠튼의 타구에 머리를 맞는 바람에 시즌을 늦게 시작한 다나카는 10경기에서 3승3패 3.56을 기록했는데 양키스는 그 중 5경기에서 다나카에게 한 점 이하의 득점 지원을 했다. 다나카는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지난해 91.5마일에서 92.2마일로 올랐고 탈삼진/볼넷이 2019년 3.73에서 5.50으로 좋아졌다. 그러나 지금의 위기를 불러온 스플리터의 귀환은 없었다.

2014년 메이저리그 첫 16경기에서 11승3패 2.10을 기록하는 센세이션을 일으킬 때까지만 해도 다나카는 최초의 일본인 사이영 투수가 되는 듯했다. 그러나 곧바로 팔꿈치에 문제가 생겼다. 다나카는 수술 대신 주사 요법을 선택한 덕분에 큰 공백 없이 첫 6년 간 포스트시즌 포함 연평균 175이닝을 던질 수 있었다. 그러나 패스트볼의 구위를 회복하지 못함으로써 부상 이전의 모습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다나카아에게 아쉬운 것 중 하나는 하필이면 그의 공을 가장 많이 받아준 포수가 개리 산체스였다는 것이다. 다나카는 산체스와 호흡을 맞춘 68경기에서 평균자책점 4.39, 산체스가 아닌 다른 포수들과 함께 한 109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34를 기록했다. 만약 다나카의 전담포수가 오스틴 로마인(통산 39경기 ERA 2.77)이었다면 다나카의 양키스 생활은 크게 달랐을지도 모른다.

다나카 with 산체스

2016 - ERA 1.94 (7경기)
2017 - ERA 5.34 (21경기)
2018 - ERA 4.07 (18경기)
2019 - ERA 4.87 (15경기)
2020 - ERA 4.26 (7경기)

다나카 with 다른 포수들

2016 - ERA 3.40 (24경기)
2017 - ERA 3.43 (11경기)
2018 - ERA 3.15 (9경기)
2019 - ERA 4.02 (17경기)
2020 - ERA 2.20 (3경기)

다나카에게 산체스가 더 문제였던 것은 다나카가 패스트볼을 높게 던지고 스플리터를 낮게 떨어뜨리는 투수가 아니라 패스트볼을 낮게 던지고 스플리터를 더 낮게 떨어뜨리는 투수라는 것이다. 태생적으로 다나카는 원바운드가 되는 스플리터와 슬라이더가 많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산체스는 블로킹 능력이 심각하게 떨어지는 포수이다 보니 다나카의 원바운드 공에 대한 대처가 제대로 되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고 이는 다나카에게 원바운드 공을 던지지 말아야 한다는 압박감으로 이어졌다.

스플리터가 움직임이 좋았을 때는 포수가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하지만 스플리터가 떨어지지 않는 시즌에는 산체스가 더 큰 재앙이 됐다. 한때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헛스윙 유도구였던 다나카의 스플리터는 지난해부터 완전히 경쟁력을 잃었는데(헛스윙률 2014년 44.6% 2019년 18.7% 2020년 23.0%) 제대로 떨어지지 않은 다나카의 스플리터는 타자들의 좋은 먹잇감이 됐다.

양키스는 FA가 된 다나카에게 퀄리파잉 오퍼를 제시할 수 있다. 류현진은 2019년 당시 1년 1790만 달러에 해당됐던 다저스의 퀄리파잉 오퍼를 받아들이고 FA 재수에 성공했다. 다나카는 2017시즌 후 행사할 수 있는 옵트아웃을 포기하고 양키스에 남았다. (양키스가 제시한다는 가정 하에) 이번에도 퀄리파잉 오퍼를 받아들인다면 1890만 달러를 받는 1년이 추가된다. 다나카가 류현진과 같은 선택을 한다면 다나카는 류현진과 마찬가지로 만 32세 시즌을 마치고 FA 시장에 다시 나오게 된다.

문제는 올 시즌의 무관중 경기를 통해 엄청난 적자를 본 구단들이 허리띠를 졸라맬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것. 1890만 달러는 양키스에게도 적지 않은 부담일 수 있다.

양키스가 퀄리파잉 오퍼를 거절하거나 다나카가 이를 거부함으로써 양키스를 떠나게 된다면 다나카의 선택은 블로킹 좋은 포수가 있는 팀이 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좀더 홈런이 나오지 않는 홈구장 혹은 상대적으로 자신의 주무기를 덜 보여준 내셔널리그 팀으로 가게 된다면 다나카는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과연 양키스 그리고 다나카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기사제공 김형준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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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메이저리그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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